오늘 유튜브에서 아주 흥미로운 영상을 봤습니다. 장이 뇌만큼이나 정신 건강에 중요한 기관이라는 내용인데 영상이 흥미로워 관련 내용을 서칭하여 영상 내용과 종합해 정리해봤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nJMZ-i381k&t=331s
최근 과학계에서는 장과 뇌가 양방향으로 긴밀하게 소통하며, 장 건강이 정신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놀라운 사실이 속속 밝혀지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러분께 장-뇌 연결축(Gut-Brain Axis)이라는 흥미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왜 우리가 정신 건강을 위해 장 건강을 관리해야 하는지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모든 병은 장에서 시작된다." 이 말은 기원전 3세기,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남긴 명언입니다. 2,500년이 지난 지금, 이 말은 최신 과학 연구를 통해 그 진실성이 증명되고 있습니다.
미국 콜롬비아대학의 신경생리학자 마이클 거슨(Michael Gershon) 교수는 장을 '제2의 뇌'라고 명명했습니다. 그 이유는 명확합니다. 장에는 약 1억 개 이상의 신경세포가 분포되어 있는데, 이는 척수에 존재하는 신경세포보다 많은 수치입니다. 이러한 장신경계(ENS, Enteric Nervous System)는 미주신경(Vagus Nerve)을 통해 뇌와 끊임없이 양방향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우리가 '행복 호르몬'이라고 부르는 세로토닌의 약 90%가 뇌가 아닌 장에서 생성된다는 점입니다. 세로토닌은 도파민처럼 순간적인 쾌감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평온감과 만족감을 제공하는 신경전달물질입니다.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쉽게 무기력해지고 우울과 불안에 취약해지며,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고 충동 조절이 어려워집니다. 즉, 일상의 행복에서 가장 중요한 물질이 바로 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 장에는 약 40조 마리의 미생물이 살고 있습니다. 이는 우리 몸의 세포 수인 30조 개보다 많은 숫자입니다. 이들 미생물 군집을 '마이크로바이옴'이라고 부르는데, 이들이 우리의 정신 건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일본의 장내미생물 권위자인 스도 노부유키(Sudo Nobuyuki) 박사의 실험은 매우 흥미롭습니다. 박사는 생쥐들을 세 그룹으로 나누었습니다. A 그룹은 정상 생쥐, B 그룹은 장내 세균을 전부 없앤 무균 생쥐, C 그룹은 무균 생쥐에 다시 미생물을 넣은 생쥐였습니다.
박사는 좁은 튜브에 쥐들을 가두어 1시간 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었습니다. 그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정상 생쥐는 튜브에서 풀려난 후 금방 스트레스 반응이 줄어들었지만, 무균 생쥐는 정상 생쥐보다 2~3배 높은 스트레스 호르몬 수치를 보였고 여전히 불안 행동을 보였습니다. 반면 미생물을 이식한 생쥐는 정상 생쥐처럼 빠르게 안정을 되찾았습니다.
인간을 대상으로 한 연구도 있습니다. UCLA의 거슨 슐리(Kirsten Tillisch) 박사는 일반인들에게 프로바이오틱스 요거트를 4주간 섭취하게 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란 '몸을 위한다'는 뜻의 'Pro'와 '생명체'라는 뜻의 'Biotics'가 합쳐진 말로, 우리 몸에 도움을 주는 살아있는 유익균을 의미합니다.
요거트를 섭취한 사람들에게 부정적 정서를 자극하는 사진들을 보여준 결과, 뇌 촬영 결과 섬엽 피질 등의 반응이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즉, 평소 작은 자극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던 뇌가 차분하고 안정된 상태로 변한 것입니다. 뇌가 쉬고 있을 때의 활동 패턴도 바뀌었는데, 스트레스와 관련된 뇌 영역들이 차분해지는 쪽으로 변화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은 장내 세균 다양성이 줄어든 경우가 많습니다. PTSD 환자들도 장내 염증 지표가 높으며, 자폐증의 경우에도 장내 미생물 불균형이 반복적으로 관찰됩니다.
더 놀라운 연구도 있습니다. 아일랜드 연구진은 우울증 환자의 대변을 가공해 쥐의 장에 이식했습니다. 그 결과 쥐는 무기력해지고 불안 행동을 많이 했으며, 심지어 장도 제대로 기능하지 못했습니다. 반면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넣은 쥐는 활발하고 건강하게 생활했습니다.
스위스와 벨기에 연구진은 중증 우울증 환자 두 명을 대상으로 실험했습니다. 환자 A는 12년간, 환자 B는 39년간 우울증을 앓았고 둘 다 심각한 장 문제도 겪고 있었습니다. 건강한 기증자의 대변을 주입한 결과, 4주가 지나자 환자 A의 우울증은 약 60%, 환자 B의 우울증은 약 70% 감소했습니다. 이러한 치료법을 FMT(분변 미생물 이식)라고 부르며, 최근에는 캡슐 형태로도 개발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대체 왜 장이 우리의 기분을 조절하는 걸까요? 진화적 관점에서 보면 답이 명확해집니다.
여러분이 선사 시대 유인원이라고 상상해 보십시오. 오염되고 나쁜 음식을 먹어서 장내 유해균이 많아졌다면, 세로토닌과 가바(GABA)가 줄어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예민해질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늘 먹던 음식을 바꾸거나 먹지 않거나 한동안 쉬려고 할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장 건강을 회복할 가능성이 커지겠죠.
반대로 깨끗하고 좋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 유익균이 많아지고 세로토닌과 가바 덕분에 기분이 좋아졌다면, 기분이 좋으니 현 상태에서 크게 벗어나려 하지 않고 늘 먹던 좋은 음식을 계속 먹을 것입니다.
즉, 장은 제2의 뇌로 진화했습니다. 인간은 맹수나 추위 같은 외부 위협뿐 아니라 감염, 독소, 식중독 등 내부 위협도 피해야 생존할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소화기관은 생존과 직결된 의사 결정을 빠르게 해야 했고, 이 판단 결과에 따라 장은 뇌에게 좋은 기분이나 나쁜 기분이라는 신호를 보내게 된 것입니다.
장에 독소가 생겨 염증이 생기면 면역 시스템이 풀가동됩니다. 이때 에너지가 다른 곳으로 새어나가면 안 되기 때문에 뇌는 우리를 멍하게 만들고 무기력하게 만들며 우울하게 만듭니다. 또한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서로를 감염시킬 수 있기 때문에, 장 상태가 좋지 않으면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지 않아집니다. 한마디로 장 상태가 좋지 않으면 휴식 모드를 취하게 되어 감염 방지 기능도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호주 디킨대학 영양정신과 펠리스 잭카(Felice Jacka) 교수의 연구는 매우 획기적입니다. 교수는 중증 우울증 진단을 받은 성인 67명을 모았습니다. A 그룹은 장내 유익균을 위한 지중해식 식단을 제공하고, B 그룹은 식단 변경 없이 훈련된 전문가와 사회적 지지 대화만 나누었습니다.
3개월 후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사회적 지지 대화를 나눈 B 그룹은 단 8%만 우울증 진단에서 탈출했고, 60점 만점인 우울증 척도에서 평균 4.4점만 감소했습니다. 하지만 과일, 통곡물, 견과류, 생선 등 지중해식 식단을 먹은 A 그룹은 무려 32%가 우울증에서 완전히 탈출했고, 평균 우울증 점수도 11.3점이나 감소했습니다.
식단으로 우울증 환자를 치료한 최초의 과학적 증명이었습니다. 이 실험 이후 전 세계에서 더 많은 인원을 대상으로 비슷한 실험들이 이루어졌고, 프로바이오틱스와 프리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식단을 먹은 후 우울증 환자나 만성 스트레스 환자들의 증상이 완화되었으며, 심지어 건강한 사람들도 불쾌한 감정이 지속되는 기간이 감소했습니다.
실제 정치에서 여당과 야당이 주도권을 잡기 위해 싸우듯, 인간의 장에서도 유익균과 유해균이 영역 전쟁을 벌입니다. 이 싸움은 당신이 매일 무엇을 먹느냐로 결정됩니다. 그렇다면 우선 장 생태계를 망치는 음식들을 피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첫째, 정제 탄수화물입니다. 백미, 흰빵, 케이크, 라면 같은 것들이죠. 이들은 소화가 너무 빨라서 대장까지 잘 가지도 못하며, 간다고 해도 유익균이 아니라 유해균의 먹잇감입니다.
둘째, 설탕입니다. 초콜릿바, 탄산음료, 시리얼 같은 식품들이죠. 유해균의 최애 음식이면서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해 롤러코스터처럼 기분 변화를 심화시킵니다.
셋째, 가공육입니다. 소시지, 햄, 베이컨은 방부 물질이나 높은 염분이 들어있어 장 점막에 직접적 자극을 주고 염증도 쉽게 일으킵니다. 포화지방도 많아서 담즙 비율을 변화시키는데, 담즙은 유익균을 죽이고 유해균을 번성시킵니다.
넷째, 튀김 음식입니다. 감자튀김, 돈가스, 치킨이 여기에 속합니다. 튀긴 음식의 트랜스 지방과 산패된 기름은 장내 유익균을 줄입니다. 고온에서 조리하는 과정에서 몸의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도 생성되어 장과 뇌 모두의 염증이 유발됩니다.
다섯째, 카페인 및 에너지 음료입니다. 카페인은 장운동을 과도하게 활성화시키거나 억제해서 설사나 변비를 잘 일으키고, 장내 미생물이 안정적으로 서식하는 것을 방해합니다. 또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방해해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고 장 과민 증상을 악화시킵니다.
여섯째, 알코올입니다. 술은 장 점막을 직접적으로 손상시킵니다.
일곱째, 인공 감미료입니다.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같은 감미료는 장내 유익균의 성장을 방해하기도 하지만, 칼로리가 없음에도 뇌의 포만감 센서를 교란해 결과적으로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먹어야 할까요? 유익균들은 섬유질이 많은 채소, 과일, 통곡물을 좋아합니다. 이를 흔히 프리바이오틱스라고 부르죠. 프로바이오틱스가 유익균 자체를 의미했다면, 프리바이오틱스는 '이전에'라는 뜻의 'Pre'로 유익균이 먹고 살 수 있도록 먼저 공급해주는 유익균의 먹이라는 뜻입니다.
유익균들은 프리바이오틱스를 소화시켜 단쇄지방산이란 것을 만드는데, 단쇄지방산은 장 점막을 강화하고 면역력을 높여주며 염증에 잘 견디게 도와줍니다.
프리바이오틱스와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한 지중해식 식단을 추천합니다:
한식에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특히 김치, 된장, 청국장, 발효 요구르트, 나토 등에는 프로바이오틱스, 즉 살아있는 유익균 자체가 들어있습니다.
과거에는 뇌가 모든 것을 지휘하고 장은 뇌의 명령을 따르는 하위 장기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장-뇌축 이론의 선구자이자 UCLA 의과대학 교수인 에메란 메이어(Emeran Mayer)는 말합니다. "어쩌면 뇌보다 장이 먼저일 수 있습니다. 장과 뇌는 서로 양방향 소통을 하지만, 실제로는 장에서 뇌 방향이 더 먼저, 더 자주 시작되죠."
오늘 이야기의 결론은 무엇일까요? 사실은 뇌가 멘탈을 조절하는 것이 아니라 장이 먼저 흔들리면 뇌가 그 뒤에 반응하는 경우도 많다는 것입니다. 멘탈이 나빠서 장이 나빠질 수도 있지만, 장이 무너져도 멘탈이 따라서 무너진다는 거죠.
결국 오늘 당신의 기분이 우울하고 불안한 건 당신의 뇌 탓이 아니라 똥 탓일지도 모른다는 겁니다. 오늘 장이 나쁘다면 오늘 기분도 나쁠 확률이 높으니까요.
그러니 오늘 저녁부터 바꿔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라면이 아니라 잡곡밥을, 과자가 아니라 발효식품을, 튀김이 아니라 생선을 선택해 보십시오. 뇌가 아니라 장으로 행복을 시작해 보시기 바랍니다. 건강한 장이 곧 건강한 정신을 만든다는 사실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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