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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가 되고 있는 <일본인들이 안짱다리로 걷게 된 이유> 정말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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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bemess 2025. 10. 21.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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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스토리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글이 있다. <일본인들이 안짱다리로 걷게 된 이유>라는 제목의 글인데, 과연 사실일지, 의학, 문화인류학의 관점에서 반박해본다

 

생리학적·발달학적 요인 무시

 글에서는 “쪼리 습관”과 “정좌 문화”만을 원인으로 언급했으나, 실제 안짱걸음은 유전적·발달적 요인이 큰 복합적 현상이다.
의학적으로 대퇴골의 내회전(femoral anteversion), 경골의 내회전(tibial torsion), 발의 중족골 내전 등 세 가지 구조적 요인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영유아는 선천적으로 다리뼈가 안쪽으로 말려 발달하며, 대부분 성장과 함께 자연스레 교정된다. 따라서 ‘어릴 때부터 쪼리를 신어 걸음이 고정된다’는 설명은 해부학적 성장 과정을 무시한 비과학적 단정이다.
실제 병원에서는 각도계와 CT·족저압 검사로 원인을 진단하며, 환경적 습관보다 골격 회전 정도와 근육 발달 상태가 교정 여부를 좌우한다.

 

좌식문화만의 문제로 일반화는 오류

 정좌 자세가 관절에 부담을 주는 것은 맞지만 한국 또한 좌식문화권이며, 좌식생활이 반드시 안짱다리를 유발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정좌’는 일본과 한국 모두 수행·예식 등의 문화적 맥락에서 유지되었으나, **한국에서는 양반다리 습관으로 인해 오히려 팔자걸음(O자 다리)**이 흔한 것으로 나타난다.
 즉 동일한 좌식문화라도 자세 선택, 체형, 운동 습관의 차이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일본인이 ‘무릎을 모으는 정좌’를 선호한 정서적 배경은 예의와 겸손의 표현이지, 신체 변형을 의도한 문화가 아니다. 좌식문화만을 원인으로 단정하는 것은 **문화재단 논리의 오류(post hoc fallacy)**에 가깝다.

 

“귀여움” 미적 기준의 오해

 글은 “일본에서는 안짱걸음이 귀엽고 여성스럽다고 본다”고 서술하지만, 현재 일본 내에서 안짱다리는 오히려 교정 대상으로 인식된다.
 물리치료사들은 안짱다리가 무릎·발목 하중을 비정상적으로 분산시켜 관절통과 근육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최근 일본 의료기관에서는 내반족 개선을 위한 보조기·운동요법이 대중화되고 있으며, 의료보험 항목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패션이나 걸음걸이의 ‘여성스러움’은 20세기 중반 문화 코드에 가까우며, 오늘날 대부분의 일본 젊은층은 이를 비정상적 체형의 상징으로 인식한다.
애니메이션의 일부 연출이 귀여움으로 표현된다고 해도, 이는 ‘현실의 신체 특성’이라기보다 상징적 연출 관습으로 봐야 한다.

 

의학적·사회적 관점에서의 반론

 안짱다리는 단순한 미의 표현이 아니라, 구조적 불안정으로 인한 기능 저하를 동반할 수 있다.
발끝이 안으로 과도하게 향하면 보행 중 발 자체에 걸리거나 발목 접질림, 골반 회전 불균형, 허리 통증을 일으킨다.
정형외과에서는 이런 걸음을 장기적으로 방치할 경우 조기 관절염, 골반 변형, 척추 측만 등의 근골격계 질환 위험이 증가한다고 지적한다.
 즉, 문학적 감수성으로 ‘귀엽다’고 설명하기보다는 공중보건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

 

문화적 다양성은 인정하되 구조적 문제는 별개

 일본에 안짱걸음이 상대적으로 많다는 통계적 관찰은 일부 사실이지만, 그 원인은 복합적·다양한 적응의 결과이지 특정 습관의 결과가 아니다.
 사무라이 시대 ‘난바 걷기(なんば歩き)’처럼 상체 비틀림을 최소화한 효율적 걸음법, 체형·운동량·의복(기모노) 등의 물리적 요인 또한 영향을 줬다.
 결국 이는 역사적 걸음문화와 생물학적 요인의 복합 산물이지, 단순히 ‘쪼리 때문’이나 ‘여성스러움 때문’으로 요약될 수 없다.
따라서 해당 글의 핵심 주장 ― 일본인의 걸음걸이가 문화적 귀여움으로 형성되었다 ― 는 현대 의학·사회학적으로 불완전한 서술이며, 일본 사회 내부에서도 이미 오랜 시간 개선 인식이 확산된 구시대적 관점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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