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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량문명 시대, 대기업 신화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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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bemess 2025. 10. 26.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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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대담을 발견하여 내용을 요약한다. 기성 세대가 젊은 세대에게 가지는 의문을 세계관의 차이로 쉽게 설명한것에 크게 공감하는 바이며, 내년의 대량 실업을 예고한 것은 매우 섬찟하다.

 

ChatGPT 2개월 만에 1억명 - 인류 최초의 예고된 혁명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우리는 기술 혁명을 미리 알고 맞이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누구도 이것이 세상을 바꿀 줄 몰랐지만, ChatGPT는 달랐다. 출시 2개월 만에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며 가능성에 대한 합의가 이미 이루어졌다. 더 놀라운 건 AI의 IQ 테스트 결과다. 작년만 해도 100이 안 나왔던 점수가 올해는 130을 넘었다. 이제 AI에게 실제로 일을 맡길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송길영 박사는 이를 '경량문명'의 도래라고 정의한다. 공장 중심의 중량문명 시대에는 정해진 곳에 설비를 두고 사람들을 모아야 했다. 출퇴근, 급식, 주거가 모두 '무거운' 시스템이었다. 하지만 이제 생산이 가상화되면서 꼭 모여야 할 이유가 사라지고 있다. 중첩된 문명이 해산되고, 이산된 새로운 형태의 문명이 도래한 것이다.

 

텔레그램은 구성원은 고작 30명 - 소수정예의 시대

 린 AI 리더스 보드라는 새로운 기업 평가 지표가 주목받고 있다. 설립 5년 이내, 매출 500만 불 이상, 구성원 수십 명의 기업을 따로 랭킹 매기는데, 1위는 놀랍게도 직원 30명의 텔레그램이다. 더 극단적인 사례도 있다. 베이스 424라는 개발툴 회사는 직원이 단 1명인데 매출 300만 불을 넘겨 1억 원에 매각됐다.

 작은 조직의 강점은 명확하다. 첫째, 인건비가 적어 가격 경쟁력이 있다. 둘째, 의사결정이 빠르다. "부장님이 휴가 가셔서 2주 후에 회신 드리겠습니다"가 없다. 사회가 빨라질수록 작은 조직이 절대적으로 유리해진다. 기업들도 이를 알고 있다. 수십만 명을 면접 보는 데 수십억이 들고, 신입을 교육시켜도 나가면 곤란하다. 게다가 신입이 하던 단순 업무는 이제 AI가 대체하기 시작했다. 미국 로스쿨 졸업생들의 취업난이 현실화되고, 코딩 직업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삼성전자 신입들의 줄퇴사 - "여기는 경유지일 뿐"

 한국에서 가장 들어가고 싶은 기업 삼성전자에서조차 신입사원 조기퇴사가 속출하고 있다. 통계를 보면 더 충격적이다. 조기 퇴사 신입사원의 60.9%가 1~3년 사이에 회사를 떠나고, 32.9%는 1년도 채우지 못한다.

 세대 간 인식 차이가 극명하다. 예전 세대에게 조직은 "뼈를 묻는 곳"이었다. 조직이 나의 울타리이자 가족이었고, 처음엔 고생해도 나중엔 편해진다는 이연된 보상 체계를 믿었다. 하지만 지금 세대는 다르다. 링크드인에 "X구글, X메타"처럼 경력을 나열하는게 트렌드다. 4~5년마다 옮기는게 오히려 이력서를 화려하게 만든다.

 복사기에 A4 용지 채우기, 자리 주변 쓰레기 줍기를 거부하는 Z세대를 이해하려면 "수익자 부담 원칙"을 알아야 한다. 부장이 "내가 15년 전에 다 했으니 이번엔 너희 차례"라고 하면, 신입은 "전 곧 나갈 건데요"라고 답한다. 로컬 마일리지를 쌓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제가요? 이걸요? 왜요?"라는 질문은 단순한 반항이 아니라 세계관의 차이다.

 

40~50대를 향한 구조조정 태풍 - "내년 실업률 급등 예고"

 더 심각한 문제는 중장년층이다. 2025년 LG그룹 여러 계열사에서 40~50대 희망퇴직을 단행했고, 삼성전자도 핵심 사업부 경영 진단에 들어갔다. 한국의 연공서열 지수는 독일이나 일본보다 높아 연차가 높은 사람에게 먼저 퇴직 압력이 간다.

 송 박사는 경고한다. "작년까지 기업들이 'AI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했지만, 올해부터 거의 모든 기업 수장이 '우리도 한다'고 말한다. 경쟁사가 하면 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기업이 경량화하면 다른 기업도 따라할 수밖에 없고, 그 결과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사람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야 하는 압력을 받게 된다.

 인생은 길어졌지만 수평이동은 어려워졌다. 작년 공고가 "3년차 크로스보더 3PL 경험자"였다면, 올해는 "물류 업무 자동화시킬 분"을 뽑는다. AI가 앞단계 업무를 대체하면서 10명이 하던 일을 2명이 하게 됐다. 이제 기업은 CHR(최고 인사 책임자)가 아니라 CTO(최고 업무 책임자)가 필요하다. 기계가 먼저 일을 맡고, 기계가 못 하는 걸 사람이 하는 구조다.

 

생존 전략 -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직접 하라"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송 박사의 답은 명확하다. 첫째, 자기 본진을 찾아 깊은 애정과 전문성을 키워라. 둘째, 고용하지 말고 본인이 직접 경쟁력을 내재화하라.

 빠른 창업은 위험하다. 퇴직 후 급하게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면 자본만 날린다. 대신 퇴직 전부터 취미나 취향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시장을 테스트하면서 고객이 늘기 시작할 때 본격화하는 게 안전하다. AI와 가상화 도구로 경량화된 1인 사업이 충분히 가능한 시대다.

 "대마불사, 큰 기업은 망하지 않는다"는 믿음을 버려야 한다. 이제는 작은 기업도 나쁘지 않다는 걸 스타트업과 벤처가 증명했다. 하지만 추석과 설에 "그 회사 몇 명이야?"라는 질문을 듣게 될 것이다. 200년간 땅에 기반했던 중량문명이 끝나고 하늘로 날아가는 경량문명이 시작됐다. 이 전환기를 행운으로 만들 것인가, 아픔으로 받아들일 것인가는 우리의 준비에 달렸다.

 송길영 박사는 이번 책 제목을 "예보"가 아닌 "특보"라고 명명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태풍이 온다. 정말로 온다. 이런 일은 자주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지금 변환기에 정말 몸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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